갑자기 2분 간의 시차를 두고 연결된 현재의 나와 2분 후 미래의 나. –> 이로부터 발생 가능한 온갖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단순하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를 끝까지 우직하게 밀어붙이면 이런 괜찮은 작품이 나올 수 있구나. (그러니까 상영 시간 70분에 배경 장소가 그저 건물 하나 뿐인데, 이런 재미를 뽑아내다니 최강의 가성비.) 가장 재밌는 건 인과론을 지키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다. (미래의 내가 이미? 말했으니까!.. 응?! ㅋㅋ) 궁금해하며 걱정했던 마무리도 꽤 괜찮게 (달달하게) 나온 것 같다. 2026.10.02 Lbxd / 익무 / 무코 / 네영
영화 <퓨리어스>는 주제고 줄거리고 다 필요없이 1시간 53분의 상영 시간의 거의 (체감상) 80%를 액션으로 꽉 채운 영화다. 아래 예고편이나 영화 클립을 한없이, 끝없이 지켜본다고 상상해 보라. 숨을 쉴 수 없는 긴장감이 목구멍을 막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합을 맞추는 격투 액션 영화들이 늘 그렇듯 첫 장면의 강렬함으로 시작한 뒤 그 뒤로는 거의 비슷한 액션들이 계속되리라 예상했다. 그런데 <퓨리어스>는 마지막 시퀀스에서 그야말로 불을 뿜는 듯 미친 격투가 벌어진다. 더이상 앞날은 없다는 듯 장렬한 액션이 한없이 이어진다. (물론 완벽히 새로운 형태의 액션은 아니고 강도와 구도가 훨씬 쎄다.) 답답한 일상을 잠시 벗어나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고 싶은 이에겐 추천. (최종 장면은 살짝 김샜다.) <레이드: 첫번째 습격> 제작팀이 대거 참여했다고 한다. 감독은 원래 액션 감독으로 시작한 일본의 다니가키 켄지. 주연은 중국 액션 배우 사묘와 인도네시아의 조 타슬림. 공식 예고편(폭력적이니 시청 주의). 오피셜 클립 'Who Are You'. 액션 클립(폭력적이니 시청 주의). 마지막 대결은 이것보다 훨씬 세다. 2026.09.15. 19:30 CGV 용산 (익스트림무비 시사회) Lbxd / 익무 / 무코 / 네영 시사회 때 받은 경품들
(감독과 배우들이 무대인사하는 시사회에서 본 영화에 대해 얘기하기가 좀 미안하지만, 솔직하게 쓰고자 한다.) 우선 대사가 너무 형편 없다.(마치 70년대 한국영화 비슷하게 느리게 대화하는데 너무 답답하다.) 또한 연기도 너무 어색한데 이건 배우들의 연기력 문제라기보다 대본과 연출 문제다. 그 대본도 구멍이 많은 게, 남편은 자줏빛 제비 얘기를 두번째 언급하면서 마치 처음 얘기하는 듯 행동하고, 아내는 자줏빛 제비에 대한 글을 쓰고 있으면서 그런 얘긴 난생 처음 듣는다는 듯 행동한다. 감독이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되짚어 보면, "자줏빛 제비 / 섬(영종도)의 사연 / 작가 지망생의 고뇌 / 남편을 만나게 된 사연 / 영종도의 자연과 도시의 풍광" 정도 되겠다. 근데 그래서?.. 대체 종잡을 수가 없다. 이건 난해한 게 아니라 난삽한, 문득 떠올랐던 어떤 상징들을 단순 나열하는 것처럼 보인다. 차라리 대본 없는 유튜브 브이로그가 더 재밌을 것 같다. 영화는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대과거로, 다시 대과거에서 중간 과거로 이동하는 교차 편집을 하거나, 중간 중간에 소제목을 넣거나 하는 편집의 도움을 받으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혀 효과가 없는 총체적 난국으로 끝난다. + 영종도는 예전에 '자연도'라고 불리던 때가 있었다. 나무위키에서 찾아보면, 이 때 '자'는 자줏빛을 뜻하고 '연'은 제비를 뜻한다. — 이 부분이 영화에서도 표현되는데 이게 영화 최대의 스포일러다. + 심지어는 배경이 되는 거주지를 대단지 고급 아파트로 설정해놔서, 요즘 시대에 알바도 안하고 살면서 대체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2026.10.08 CGV (네영카 시사회) Lbxd / 익무 / 무코 / 네영
내 기억에 "사랑"이란 단어가 중요하게 사용되는 때는 두 가족이 상우의 별장으로 여행갈 때, 상우와 예지가 탄 차 안에서 상우와 예지의 대화에서였던 것 같다. 상우가 예지에게 "당신이 그들을 사랑하는 듯한 메소드 연기가 감탄스럽다"라고 반은 농담, 반은 칭찬을 할 때 예지는 강력하게 부인은 못하지만 "나는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려고 해"라고 대답한다. (감독 이창동이 빙의된) 예지가 동의도 받지 않고 도촬을 하고, 고통을 감내하며 지내는 호석의 인터뷰를 따내려는 것들 모두 지극히 다큐 감독으로서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행동들, (미옥과 친구 먹고, 별장에 초대해서 음식과 풍경을 제공하는) 호의에는 정말로 "일종의 사랑"이 깃들어 있지는 않을까. 하지만 (웃기게도 오로지 촬영을 위한 아이디어로 떠올랐지만) 노조를 만들려는 예지와 미옥의 시도는 공장 노동자들과 의기투합이 잘 되어 노조 창립 모임까지 찍게 되는데 이때 뒤를 스쳐 지나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말 한 마디 건네지 않는 이들의 "한 마음"은 과연 "얼마 만큼의 사랑"일까? 한편 미옥은 스티브 잡스와 상우에게 선망을 가지고 있음을 은연 중에 내비친다. 그리고 조금씩 내비치는 미소들.. 이 둘의 관계는 해변에서 급변하는데, 미옥의 갑작스러운 행동은 상우에게서 "탐미적인 사랑"을 도발해내려고 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저 상류층들이 혼자만 즐기는 해변을 자신도 체험해 보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둘 다 가능한 해석이다.) 해변에서 상우가 미옥의 행동에서 촉발된, 하지만 영화 내내 쌓아왔던 미묘한 감정을 행동으로 표출할 때, 이 그릇된 욕망을 표출하는 상우를 피하는 미옥의 얼굴에 얼핏 헛웃음이 내비치는 것은 왜였을가? 이 둘은 마치 잡기놀이를 하는 듯 하다가 점차 심각한 분위기로 급변하는데, 이 상황에서 미옥은 무엇을 주저했다가 무엇을 깨...
2차 대전에서 홀로 75명의 부상병을 구한 데스몬드 도스 이병(실제는 상병)의 분투와 헌신이 서사적으로 펼쳐집니다. ("A True Story"라는 문구로 시작합니다.) 이 영화의 관건은 총 잡는 것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한 인물이 어떻게 (그리고 왜) 전장에 뛰어들어 자신의 믿음을 지켜내고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게 되었는가를 관객에게 설득력있게 보여주냐일 겁니다. 전반부 전장 투입 전 사랑 이야기는 생동감이 넘치고 (10년 전 테레사 팔머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후반부의 영웅담은 눈물이 납니다. (인간 생명이 개미보다 못하게 죽어나가는 처절한 장면들과 대비되어 더 감동적입니다) 앤드류 가필드, 휴고 위빙, 테레사 팔머 등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 그리고 사실에 기초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멜 깁슨 감독의 작품답게 영화가 주인공의 매우 신앙심 깊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제 도스의 삶이 그랬기도 하고 정말 50명(혹은 100여명)을 구한 과정은 기적적인 일이었습니다. 영화는 그 기적이 실제 일어났음을 우리에게 잘 보여줍니다. 나는 신앙인이 아닙니다. 다만 한 사람의 신념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 다만 전쟁의 참상을 매우 잔인하게 보여주는 장면들은 멜 깁슨 감독의 취향을 타는 것 같기도 해요. (때론 액션 쇼 같아 보이는 몇 장면들까지..) 이를 견뎌내는 것은 또 다른 몫일 것입니다. + 2016년 작품으로서 10주년 재개봉임에도 영상미나 전개 속도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 영화 끝에 실제 인물들의 인터뷰가 이어져 북받치는 감정을 매듭지어 줍니다. 2026.09.03 CGV Lbxd / 익무 / 무코 / 싱문 2012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016년 핵소 고지니까 틀린 말은 아닌데, 이 영화에 이런 농담은 어이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