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Showing posts from December, 2012

남영동1985 (2012) - 자유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Image
이런 영화는 나 같은 사람은 안봐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또 나이 좀 들고선 끔찍한 영화는 피해왔던 터라 안 봤는데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나 같이 생각은 좀 있으나 현재가 어떻게 이룩된 것인지 실감하지 못하거나 일상에 무뎌진 사람이 꼭 봐야 한다. 또 인간의 도덕심이란 것이 어떻게 한 인간을 파멸시키면서도 성립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 1. 인간 실존에 대해 묻는다. 영화의 내용은 끔찍하다기 보다는 처절하다. 호러스럽지 않고 오히려 인간의 실존이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너무나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사실 다보고 나서 한동안 어질어질하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우선 떠오르는 점은 우리가 죽음을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불안한데, 죽음보다 더한 게 고문이구나하는 생각. 만일 내가 저런 처지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까? 양심의 자유 같은 건 개나 줘버리고 바로 온갖 사실을 지어낼 것이며 피똥을 싸면서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그 과정을 겪으면 내 실존은 어떻게 되는 걸까? 아마 남은 삶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육체는 살아있을지언정 정신은 이미 사망한 뒤일 것이다. 아래 포스터를 보라. 김종태이 눈동자 깊은 곳에 자리잡은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엇을. 고문당하신 어떤 분의 인터뷰에서 “고문한 사람보다 ㅈㄷㅎ이 더 밉더라, 매일 ㅈㄷㅎ을 어떻게 죽일까를 상상하다 보니 내가 악마가 되어 있더라, 나를 구하기 위해 그들을 용서하기로 했다”고 한다. 2. 애국심과 자유. 과연 애국심이란 게 무엇이길래 한 인간을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존재로서 하나 하나의 인간이 스스로 결정하기 보다는 체제가 결정해주는 것이라는 말이 진실인 것 같다. 그렇다면 개개인의 선택은 무슨 의미가 있으며 김근태 님 같은 분은 대체 어떤 환경의 영향을 받아 저런 운명까지 된 것일까? 근원적으로는 애국심을 포함하여 모든 이데올로기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념이 중요한 만큼 그 신념에 대해 스스로 의심하고 사회에 질문할 수 ...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2012) - 마음을 울리는 경험

Image
레미제라블 초간단 감상문. (단 보인은 막귀에 레미제라블 뮤지컬 본 적도 없음을 감안하시라.) - 앤 해서웨이 정말 사랑스럽고 노래 잘 함. - 이번 뮤지컬 영화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현장에서 직접 노래한 것을 녹음해서 그런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일부 독창하는 장면에선 나도 몰래 눈물이 함께 흐르는 경험을 했음. - 특히 앤 해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에디 레드메인, 사만다 바크스 등 모두들 연기와 노래를 한 몸으로 전달하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줌. - 다만 내가 보기엔 휴 잭맨, 러셀 크로우는 좀 감정이입이 안되었음. 특히, 러셀 크로우는 음색이나 연기나 마치 단독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줌. - 158분짜리 뮤지컬 영화다 보니 운빨에 따라 편안히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속삭이는 소리, 휴대폰 켜는 사람들을 감수하면서 봐야 할 수도 있음. - 개인적으로 I Dreamed A Dream과 마지막 The People’s Song이 나올 때 마음/심장이 가장 많이 움직였고, 첫 장면은 좀 장관이었음. 끝. I Dreamed a Dream - Les Misérables 2012 OST Do You Hear The People Sing? - Les Misérables 2012 OST 2012.12.21 CGV 왕십리 G+ http://goo.gl/cfISr http://goo.gl/JVlyA http://goo.gl/RXbHI

호빗: 뜻밖의 여정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2012) - 기대에 못 미친 HFR 3D

Image
호빗의 원작을 알지 못하고 단지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만 본 경험이 있는 입장에서 쓴 간단 감상문. 중간계에 대한 신비한 모험을 함께 할 수 있게 해 준 피터 잭슨에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중간계가 정말 생생하게 살아있듯이 느껴지게 된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1초당 48프레임으로 만들었다는 HFR은 정말 선명하기는 했으나, “실감나는 영화로 관객을 생생한 모험으로 이끌고 싶었는데 HFR가 가능하게 했다”나 “HFR는 화면이 내 옆에 와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http://goo.gl/AegUF )라는 피터 잭슨의 말은 과장된 것 같다. 내가 느낀 점은 이렇다. 화면이 생생하다 못해 생경한 느낌이 들었고 마치 고프레임만 두드러진 타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생생함의 전부일까? 아무리 선명도를 높인다 하더라도 관객은 어차피 이게 실제가 아니란 것을 알고 있는 것이고 영화의 생생함이란 결국 어떻게 하면 관객으로 하여금 기술적 완성도를 계속 떠올리지 않으면서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선명도는 확실히 늘어났으나 환타지라는 장르를 감안하면 좀더 보정을 거쳤어야 했을 것 같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환타지를 배경으로 깔고 엄청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모험이라면 영화의 장면들도 그에 맞게 몰입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고 본다. 3D에 대해서도 아쉽다. 아이맥스로 봤음에도(아이맥스로 봐서 그런지) 대규모 액션 장면이 마치 피규어들의 모션스톱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이 들었다. 큰 화면에 트론의 얼굴이 가득찰 때는 진짜 같다는 찬탄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대규모 액션 장면에서는 함께 하고 있다는 몰입감 같은 것이 없이 멀리서 진귀한 구경거리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스토리와 드라마?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빌보와 골룸이 만났던 시간이었다. 절대 반지가 갑자기 나타나서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내 마음은 기억마저 가물가물한 예전 반지의 제왕에서 펼쳐지지 않고 대사로만 나왔던 얘기들이 떠올랐던 것이다. 역시 추억의 힘은 대단...

실수라 하더라도 그 댓가를 짊어지고 가야하는 것이 삶이다 - 더 스토리 : 세상에 숨겨진 사랑 (The Words, 2012)

Image
클레이(데니스 퀘이드)는 유명작가로서 청중 앞에 서서 최근 작품 The Words 낭독회를 시작한다. 클레이의 나래이션으로부터 시작해서 세 개의 시공간에서 세 개의 삶이 펼쳐진다. 하나의 시공간에서는 로리(브래들리 쿠퍼)가 무명작가지만 도라(조 샐다나)와 행복한 삶을 꾸려가고 있다. 다른 시공간에서는 무명의 남자(벤 반스)가 실리아(노라 아르네제데)와 한 눈에 반한 사랑에 빠지고 있는 중이다. 또 하나의 시공간은 클레이의 것인데 그의 사랑은 불문명하다. 이들은 모두 사랑과 함께 꿈의 성취를 함께 맛보는 시점이 있다. 꿈의 성취는 자신의 노력 뿐 아니라 함께 한 사람과의 사랑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인생에서 세월이 흐르면 알 수 있지만 그 때는 모르는 중요한 순간이 있다. 슬프게도 그 순간은 내 평생 가장 행복한 시간이고 그 때는 그 사실을 모른다. 우리는 사랑으로 인해 무엇인가를 이루었을 때 마치 혼자 해낸 것인냥 착각하거나,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 사랑 그 자체가 아닌 다른 무엇으로 이루려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 또 우리가 자기 꿈의 성취로까지 나아가려고 할 때 우리는 그것이 보다 나은 사랑을 위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하지만 운명의 신은 어떠한 속임수도 용납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선택이 사실은 사랑보다는 나 자신을 위한 것임을 밝혀준다. 우리는 성공을 이루게 해준 사랑을 버려둔 채 성공을 선택하게 되고 그 순간 사랑은 떠나간다. 근래 본 영화 중에서 인물들은 모두 다 평균 이상의 선함을 가지고 있다. 함께 하는 사람에 대한 사랑, 열정 그리고 책임감과 자기 삶에 대한 정직함. 로리는 자기가 저지른 실수를 후회하지만 제레미 아이언스이 도움으로 깨닫는다. 선택이 치명적이고 돌이킬 수 없다 하더라도 삶이란 언제나 실수를 하면서도 함께 하는 사람과 그 짐을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댓가는 언젠가는 치러야 하는 법. 더 스토리 : 세상에 숨겨진 사랑은 잔잔한 영화다. 또한 단순한 멜로 영화라기 보다는 삶에 ...

더 스토리: 세상에 숨겨진 사랑 | The Words 2012

이 영화는 26.09.21 현재 기준 메가박스 "나의 무비스토리" 목록 중 가장 오래된 기록임. 2012.12.06 메가박스 Letterboxd: https://letterboxd.com/film/the-word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놀라운 발견 – 드로스테 저편의 우리들 | Beyond the Infinite Two Minutes (2020)

미친 격투의 끝없는 연속 – 퓨리어스 | The Furious (2025)

난해하지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 퍼플 스왈로우 | Purple Swallow (2025)

왜 제목이 [가능한 사랑]일까? | Possible Love (2026)

핵소 고지 | Hacksaw Ridge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