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뜻밖의 여정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2012) - 기대에 못 미친 HFR 3D
호빗의 원작을 알지 못하고 단지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만 본 경험이 있는 입장에서 쓴 간단 감상문.
중간계에 대한 신비한 모험을 함께 할 수 있게 해 준 피터 잭슨에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중간계가 정말 생생하게 살아있듯이 느껴지게 된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1초당 48프레임으로 만들었다는 HFR은 정말 선명하기는 했으나, “실감나는 영화로 관객을 생생한 모험으로 이끌고 싶었는데 HFR가 가능하게 했다”나 “HFR는 화면이 내 옆에 와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http://goo.gl/AegUF)라는 피터 잭슨의 말은 과장된 것 같다.
내가 느낀 점은 이렇다. 화면이 생생하다 못해 생경한 느낌이 들었고 마치 고프레임만 두드러진 타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생생함의 전부일까? 아무리 선명도를 높인다 하더라도 관객은 어차피 이게 실제가 아니란 것을 알고 있는 것이고 영화의 생생함이란 결국 어떻게 하면 관객으로 하여금 기술적 완성도를 계속 떠올리지 않으면서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선명도는 확실히 늘어났으나 환타지라는 장르를 감안하면 좀더 보정을 거쳤어야 했을 것 같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환타지를 배경으로 깔고 엄청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모험이라면 영화의 장면들도 그에 맞게 몰입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고 본다.
3D에 대해서도 아쉽다. 아이맥스로 봤음에도(아이맥스로 봐서 그런지) 대규모 액션 장면이 마치 피규어들의 모션스톱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이 들었다. 큰 화면에 트론의 얼굴이 가득찰 때는 진짜 같다는 찬탄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대규모 액션 장면에서는 함께 하고 있다는 몰입감 같은 것이 없이 멀리서 진귀한 구경거리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스토리와 드라마?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빌보와 골룸이 만났던 시간이었다. 절대 반지가 갑자기 나타나서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내 마음은 기억마저 가물가물한 예전 반지의 제왕에서 펼쳐지지 않고 대사로만 나왔던 얘기들이 떠올랐던 것이다. 역시 추억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게다가 빌보와 골룸이 나누는 대사가 영화 전체에 걸쳐서 가장 많기도 하고 이 때가 가장 긴장감이 넘쳐 흘렀던 것 같다.
PS. 1.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 2003년 작품인데 그 주요 등장인물이 모두 나온다. 정말 대단하게도 이들이 하나도 늙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2. 그 순간 그 자리에 나비 한 마리가 왜 있어야만 하는지 참 의문이었다.
3. 그 순간 빌보가 갑자기 용감하게 뛰어드는 이유는 나오지만,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뛰어들 수 있었는지도 참 의문이었다. 그 전에 내면 심리의 변화 같은 것을 좀 풀어놨더라면 했다.
4. 골룸의 젊었을 때의 모습이 나온다. 골룸이 정말 귀엽게 나와서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반지의 제왕 때 골룸도 그러했는가?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냐면 그 정도로 완벽하지는 않다. ㅎㅎ
5. 일반 디지털로 대화면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전반부 등장인물 소개에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서 지루했던 기억은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을 접게 만든다.
2012.12.13 CGV 왕십리. 2012.12.15 CGV 영등포
G+ http://goo.gl/7xrCB http://goo.gl/YpI5J http://goo.gl/4LW2X(Dolby Atmos란) http://goo.gl/Stv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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