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만 치명적인.. - 스토커 (Stoker, 2012)
박찬욱 표 영화로서 볼 만 하긴 한데 너무 큰 기대는 안하는 게 좋을 듯 하고, 기괴하거나 반사회적(?)인 정서를 싫어하는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래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초반부 매우 아름다운 화면에 스멀스멀 스며드는 분위기가 어느 분 말대로 짜릿합니다. 저는 조금씩 분위에 압도되어야 할 시점에 이르러서는 이전에 어떤 블로그에서 우연히 스포일러를 봐버린 게 너무 한스럽더군요. 캐릭터 얘길 하자면 초반부는 찰리의 이상한 미소와 이비의 갈구하는 눈빛이 너무 야릇한 게 좋았습니다. 다만 인디아의 고뇌는 좀 힘이 달리는 느낌이랄까요. 인디아는 어떤 식으로든 광기가 약간씩 드러나면서 쾌감을 느끼거나 또는 괴로워하는 마음이 보여야 할텐데 몇 가지 행동으로만 표현되어서 내면이 잘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세상 전부가 마음에 안드는 사춘기 소녀의 방황 비슷했어요.. 영화관에서 직접 찍은 세 주인공의 모습 찰리는 그렇다 치고 인디아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남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특별한 자질이 있다는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단지 어릴 때 아빠와 새 몇 마리 잡은 것, 신체 접촉을 싫어한다는 것 만으로는 변화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이야기 구조는 어찌보면 덱스터가 떠오를 수 밖에 없는데, 단순한 이야기를 길게 늘인 모양새입니다. 조금씩 점증하는 방식으로 가다가 어느 수준에 이르러서는 더이상 고조되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중간에 충격적인 반전으로 인디아가 각성하는 이야기였다면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것도 미리 주제를 알아버린 영향이 어느 정도 있겠죠.) 한편으로 찰리나 인디아나 저런 식으로는 오래 못 버틸 것 같습니다. 미드 덱스터를 필히 시청해야 랄 것 같아요. 그런 의미로 평범한 사이코패스 영화를 뛰어넘지 못한 결말이라 아쉬웠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이니만큼) 좀더 지능적으로 일 처리를 했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종합적으로 제가 본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는 박찬욱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