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다시 시작할까 - 비긴 어게인 (Begin Again, 2013)
두 말할 것도 없이 비긴 어게인은 음악 영화다. 비긴 어게인은 괜찮고 감미롭고 흥겨운 음악을 감상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영화다. 영화는 음반을 제작하는 과정이 딱 중심에 위치하는데 그 과정이 흥겹고 사랑스럽고 (어떻게 사람을 저리 쉽게 끌어모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생각하지 않고 보면) 인간미까지 넘치는 영화다. 하지만 난 이 영화를 로맨스 카테고리에도 넣고 싶다. (이하 스포일러가 나옵니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또다른 스토리에 마음이 끌린다. 실패한 중년의 음반 제작자 댄과 실연당한 젊은 작곡가 그레타의 은근히 끌리는 그 감정들 말이다. 나이차를 뛰어넘으면서 화면에 직접 등장하지 않는 두 사람의 마음 씀씀이가 내게 전해지는 데에는 두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의 힘이 컸다. 보는 내내 두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영화는 영리하게 끝맺음하며 여운을 남긴다. 아니면 파격적인 결말이 더 좋았을까? 아니 지금의 결말이 괜찮은 것 같다. 하지만 그럼으로써 드라마적인 부분은 평범한 가족영화만 성공한 듯이 보인다. 마지막 부분. 예전 그레타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데이브에게 준 노래 "방황하는 별들"을 이제 승승장구하는 스타가 된 데이브가 편곡해서 부르는 장면에서 그레타의 심정은 복잡하다. 그레타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콘서트장에서 데이브는 그레타가 불렀던 원곡이라고 소개하면서 그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노래의 후반부부터 편곡된 대중이 좋아할 만한 반복적인 노래로 변질(?)되면서 그레타는 마음을 접고 콘서트장을 떠난다. 홀로 뉴욕 거리를 헤매는 그레타의 모습에 배경음악은 데이브가 부르는 편곡된 노래가 중독성있게 울려퍼진다. 이 노래는 원래 그레타가 부르던 장면이 먼저 나온다. 그레타가 원했던 것은 이른바 "음악의 진정성"이었을까? 아니면 데이브의 진정성이었을까? 결국 댄이 큰 이유없이 "사랑에 대해 타협"하는 것으로만 비쳐졌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