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흐름을 적기 전에 영화 자체에 대한 간단 소개. 내가 본 SF 영화 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후 가장 철학적인 SF다. 그리고 가장 있을 법한 이야기. 심지어 <인터스텔라>보다 더. 에이미 아담스 연기도 훌륭했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아이디어 그 자체다. 외계인과의 접촉을 다룬 영화 중 독보적으로 낯선 <컨택트>는 SF 액션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미없는 영화이니 비추천이다. 하지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나 <인터스텔라>의 머리 회전을 좋아했던 사람에게는 추천. (아래 내용은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은 읽지 않으실 것을 강력 권합니다.) 생각의 갈래는 대충 두 가지 방향이다. 우선은 인과론과 미래에 대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구원의 의미에 대한 것. 1. 인과론은 원인이 결과를 만든다는 것이지 않는가. 그래서 인간의 세계관은 인과론에 근거해서 단선적인 사고를 한다고 하고 미래를 알 수 없는 것은 이 단선적 사고 체계의 당연한 귀결이다. 아니 일어나지 않은 일을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이가라고 하겠지만 <컨택트>에는 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상식의 틈새를 파고 든다. 우리는 정말 아무런 미래도 알 수 없는가? 만일 내가 땅바닥에 공을 굴린다고 할 때 공을 굴리기 전이라도 미래는 당연히 예측할 수 있다. 내가 굴린 방향으로 공은 굴러갈 것이다. 물론 100% 장담할 수는 없다. 내 옆의 누군가가 그 찰나 그 공을 차버리면 미래는 달라질 것이므로. 하지만 단 0.5초라도 미래는 확정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헵타포드는 이 예측되는 미래를 현재와 동시에 사고한다. 미려하게 그려진 그들의 원형 언어를 보면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헵타포드의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단선적으로 사고하는 우리도 그들처럼 예측되는 미래를 무한대로 확대하면 현재 나의 행위가 초래하는 미래를 동시에 사고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헵타포드는 불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