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팬 원작의 몇 가지 특징인 영원히 자라지 않는 아이들, 후크 선장의 잘려진 손 같은 특징을 이야기에 연결시키느라 숨이 찬다. 원작의 묘미인 동심이나 모험, 판타지에 공감되지 못하고 기괴하게 멋부린 환상적인 기교 외엔 억지로 원작에 끼워 맞추려는 안간힘에 안쓰러움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심정, 사연, 관계에 공감할 수 있는 장치나 이야기가 없다. 모든 이야기는 관람자가 이미 피터 팬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펼쳐진다. 모든 사건에 개연성이 부족하다. 어른이 되는 것이 죄악이라는 신념은 무조건적인 당위로 선언되었다가 갑자기 몇 대사를 통해 성장이 긍정되는 것으로 뒤집어진다. 환상적인 장면들은 작중 아이들이 아닌 관객에게 보여주는 서비스처럼 느껴질 뿐이다. 네버랜드에서의 생활이 과연 실관람자인 아이들의 눈에도 경이롭고 생기 넘치는 삶으로 느껴질까? 오히려 네버랜드의 피터 팬과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고통스러워 하거나 어찌할 줄 모르는 모습일 뿐이다. 출연한 아역 배우들이 연기하느라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마치 피터 팬 원작의 모티브가 된 실화처럼 쓰려고 했으나, 결국에는 웃는 얼굴이 별로 나오지 않는 영화를 보고 있자니 마치 '파리대왕'의 외전처럼 느껴졌다. 2021.06.28 Lb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