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1985 (2012) - 자유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영화는 나 같은 사람은 안봐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또 나이 좀 들고선 끔찍한 영화는 피해왔던 터라 안 봤는데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나 같이 생각은 좀 있으나 현재가 어떻게 이룩된 것인지 실감하지 못하거나 일상에 무뎌진 사람이 꼭 봐야 한다. 또 인간의 도덕심이란 것이 어떻게 한 인간을 파멸시키면서도 성립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
1. 인간 실존에 대해 묻는다.
영화의 내용은 끔찍하다기 보다는 처절하다. 호러스럽지 않고 오히려 인간의 실존이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너무나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사실 다보고 나서 한동안 어질어질하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우선 떠오르는 점은 우리가 죽음을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불안한데, 죽음보다 더한 게 고문이구나하는 생각.
만일 내가 저런 처지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까? 양심의 자유 같은 건 개나 줘버리고 바로 온갖 사실을 지어낼 것이며 피똥을 싸면서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그 과정을 겪으면 내 실존은 어떻게 되는 걸까? 아마 남은 삶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육체는 살아있을지언정 정신은 이미 사망한 뒤일 것이다. 아래 포스터를 보라. 김종태이 눈동자 깊은 곳에 자리잡은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엇을.
고문당하신 어떤 분의 인터뷰에서 “고문한 사람보다 ㅈㄷㅎ이 더 밉더라, 매일 ㅈㄷㅎ을 어떻게 죽일까를 상상하다 보니 내가 악마가 되어 있더라, 나를 구하기 위해 그들을 용서하기로 했다”고 한다.
2. 애국심과 자유.
과연 애국심이란 게 무엇이길래 한 인간을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존재로서 하나 하나의 인간이 스스로 결정하기 보다는 체제가 결정해주는 것이라는 말이 진실인 것 같다. 그렇다면 개개인의 선택은 무슨 의미가 있으며 김근태 님 같은 분은 대체 어떤 환경의 영향을 받아 저런 운명까지 된 것일까?
근원적으로는 애국심을 포함하여 모든 이데올로기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념이 중요한 만큼 그 신념에 대해 스스로 의심하고 사회에 질문할 수 있는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은 최고의 합리적인 신념 체계 중 하나인 법에 의해서 남은 인생이 결정되어 그 법을 저주하지 않던가.
3. 나와는 상관 없는 남의 일이 아니다.
동안 ㅂㅈㅎ, ㅈㄷㅎ 때 저질러진 고문에 대한 막연한 개념이 영화로 간접체험을 통해 다른 형태로 전화된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말의 자유가 그냥 생긴 게 아니란 점이 뼈저리게 와닿았다.
또한 더불어 요즘 내가 느끼는 불안감의 근원에까지 가본 기분이 들었다. 공권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에 대한 과거 기억의 환기까지.
오래된 1980년대에 발생한 일이 나와 관계 없는 것이 아니라, 모습만 바뀐 채로 항상 내 머리 속을 서성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체제 속에 사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얼마나 그 속에서 최대한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지는 행운의 여신이 주는 선물이 아님이 분명하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터넷에서의 말하는 자유는 아주 사소해 보인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조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자 마자 모두들 자기검열의 덫에 빠지고 말 것이다.
그 분들께 감사하다. 우리가 매 순간 누리고 있는 자유가 바로 그들의 희생으로부터 가능한 것이었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자유 중에서 저절로 주어질 수 있는 자유란 없다.
G+ http://goo.gl/wphPk http://goo.gl/lyMJE
이 영화는 나 같이 생각은 좀 있으나 현재가 어떻게 이룩된 것인지 실감하지 못하거나 일상에 무뎌진 사람이 꼭 봐야 한다. 또 인간의 도덕심이란 것이 어떻게 한 인간을 파멸시키면서도 성립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
1. 인간 실존에 대해 묻는다.
영화의 내용은 끔찍하다기 보다는 처절하다. 호러스럽지 않고 오히려 인간의 실존이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너무나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사실 다보고 나서 한동안 어질어질하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우선 떠오르는 점은 우리가 죽음을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불안한데, 죽음보다 더한 게 고문이구나하는 생각.
만일 내가 저런 처지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까? 양심의 자유 같은 건 개나 줘버리고 바로 온갖 사실을 지어낼 것이며 피똥을 싸면서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그 과정을 겪으면 내 실존은 어떻게 되는 걸까? 아마 남은 삶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육체는 살아있을지언정 정신은 이미 사망한 뒤일 것이다. 아래 포스터를 보라. 김종태이 눈동자 깊은 곳에 자리잡은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엇을.
고문당하신 어떤 분의 인터뷰에서 “고문한 사람보다 ㅈㄷㅎ이 더 밉더라, 매일 ㅈㄷㅎ을 어떻게 죽일까를 상상하다 보니 내가 악마가 되어 있더라, 나를 구하기 위해 그들을 용서하기로 했다”고 한다.
2. 애국심과 자유.
과연 애국심이란 게 무엇이길래 한 인간을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존재로서 하나 하나의 인간이 스스로 결정하기 보다는 체제가 결정해주는 것이라는 말이 진실인 것 같다. 그렇다면 개개인의 선택은 무슨 의미가 있으며 김근태 님 같은 분은 대체 어떤 환경의 영향을 받아 저런 운명까지 된 것일까?
근원적으로는 애국심을 포함하여 모든 이데올로기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념이 중요한 만큼 그 신념에 대해 스스로 의심하고 사회에 질문할 수 있는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은 최고의 합리적인 신념 체계 중 하나인 법에 의해서 남은 인생이 결정되어 그 법을 저주하지 않던가.
3. 나와는 상관 없는 남의 일이 아니다.
동안 ㅂㅈㅎ, ㅈㄷㅎ 때 저질러진 고문에 대한 막연한 개념이 영화로 간접체험을 통해 다른 형태로 전화된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말의 자유가 그냥 생긴 게 아니란 점이 뼈저리게 와닿았다.
또한 더불어 요즘 내가 느끼는 불안감의 근원에까지 가본 기분이 들었다. 공권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에 대한 과거 기억의 환기까지.
오래된 1980년대에 발생한 일이 나와 관계 없는 것이 아니라, 모습만 바뀐 채로 항상 내 머리 속을 서성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체제 속에 사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얼마나 그 속에서 최대한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지는 행운의 여신이 주는 선물이 아님이 분명하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터넷에서의 말하는 자유는 아주 사소해 보인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조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자 마자 모두들 자기검열의 덫에 빠지고 말 것이다.
그 분들께 감사하다. 우리가 매 순간 누리고 있는 자유가 바로 그들의 희생으로부터 가능한 것이었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자유 중에서 저절로 주어질 수 있는 자유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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