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은 잘 만든 장르 영화이다. 먼저 크진 않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거슬리는 점을 이야기하자면…

우선 주인공은 당연하게도 유인원 시저다.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연기했던 연기자가 연기한 시저의 연기는 대단한 연기력은 아니지만 사람처럼 느껴지고 감정 동화까지 느껴질만큼 괜찮다. 하지만 인간 배역들이 그렇게 밋밋하게 보여져도 괜찮은 것은 아닐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영화 후반부 여자 친구가 인간 남자 주인공에게 하는 말이 (내 기억에는) 유인원들이 살륙당하고 자동차가 전복되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그 와중에 “자연의 섭리를 거슬려서는 안된다”, 뭐 그런 얘기였다. 전혀 긴박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또 하나 인간 주인공이 시저를 떠나 보낼 때, 울며불며 붙잡거나 설득하리라 예상했는데.. 이런, 너무 싱거웠다.

또 하나 시저에 대한 이야기. 시저는 내가 보기에 침팬지 종류다. 침팬지는 보통 인간 성인보다는 좀 아니 많이 작은 크기로 알고 있다. 그런데 갈수록 인간과 점점 더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주제를 살리기 위해 그것은 이해할 만하다. 근데 어떻게 사건이 크라이막스로 치닫는 며칠새에 그렇게 자라냐? ㅎㅎ 나중에는 거의 성인 인간과 똑 같은 크기로까지 자란다. ㅎㅎ

또 하나 충분히 이해할 만 하지만 좀 아쉬웠던 것은 시저가 학습하는 과정과 동족에 대한 책임감을 얻는 과정에서 지능적인 면만 부각된 것 같다. 좀더 인문적인 요소라든가 인간을 죽이지 말아야 하는 도덕(?)을 학습하는 과정도 보여줬더라면 더욱더 감동적이었을 것 같다.

계속 비꼬는 얘기만 늘어놓았는데, 혹성탈출은 잘 만든 영화임에 틀림이 없다. 깨고 부수고 하는 액션도 볼 만하지만, 자연, 동물에 대한 인간의 삐뚤어진 시각에 대한 경고도 느낄 만 하다. 또한 상영 내내 긴장감을 놓치 않는 전개도 잘 만들었다. 다만,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밝지는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듯..

덧1. 요즘 자연 파괴를 경고하는 다큐같은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씁쓸함을 느낀다. 체념 같은 것에서 오는 절망감이랄까? 이 영화도 그런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덧2. 사실 가장 불쌍한 인물은 옆 집 아저씨다. ㅋㅋ 전생에 무슨 죄를 졌길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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