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뱅클럽 (The Bang Bang Club, 2010)
뱅뱅클럽은 사진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 관한 영화다. 게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참혹한 현실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이다, 라고 서두에 나온다.
처음엔 사진 찍는 사람들(이 사람들을 사진작가라 불러야 하나, 사진기자라 불러야 하나? 포토그래퍼가 무슨 뜻이지?) 보다는 남아공화국(만델라가 대통령이 되기 전, 그보다 한참 전 어느 시점인데 자세히 모르겠다) 내전의 지옥이 더 몸서리쳐지도록 온 몸을 뒤흔든다. 우리나라에 태어나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드는 시간을 거치면 점차 사진 찍는 주인공들의 삶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상영이 시작된 후 시간이 흐르면서 이 르포사진작가들의 삶이란 오로지 사진 만의 순수한 미학이 아니라 전쟁,기아,인간성 상실의 현실과 뗄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사진에 문외한인 나에게 그들의 직업이 무엇인지 여실히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렇다. 이 영화는 절대 미화라는 것이 자리할 수 없는 생지옥에서 찍는 사진의 미학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남아공 내전의 살육의 현장을 사진에 담으면서 주인공들은 사진 찍는 방법에 대한 얘기, 어떤 사진이 아름다운 지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영화의 완성도는 뛰어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영화 자체의 재미나, 작품성 외에 인간에 대해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것일 터이다. 퓰리처상을 받는 두 개의 사진에 대해서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아름다운 사진 또는 인류가 휴머니즘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뛰어난 사진 중에 이런 비참한 사진이 포함될 수 있는 것인가?
인류의 휴머니즘(이라는 말 자체를 사용하는 게 쪽팔리는 줄 알아야 한다)은 이러한 극단적인 충격 외에는 구해질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은 아닌가?
아니면, 전세계 사람들은 선정주의로 치닫는 언론에게서 좀더 자극적인 사진으로만 인간성에 호소하는 쇄뇌를 당하고 있는 것인가?
사진을 진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지금까지의 말이 헛소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질문을 계속 하고 싶은 것이다. 인간성이란 게 과연 실체가 있는 것인가? 또한 과연 사진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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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vin Carter’s Pulitzer Prize-winning 1994 photograph of starvation in Sud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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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The Bang Bang Club에 나온 수단의 굶주린 소녀. 실제 사진보다 아이가 좀더 건강(?)하게 나왔다. |
여담) 나의 상념 외에, 영화 자체는 르포사진작가들의 투철한 직업정신(?), 목숨도 마다 않는 저널리즘, 작가정신, 고뇌 따위도 나름 실체에 근접하게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반면 그 당시 남아공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이 단순히 살육으로만 반(나머지 반은 사진 찍는 이들에 대한 것이므로)을 전부 채운 것은 많이 아쉬웠다. 아무 이유 없이 벌어지는 내전과 아수라처럼 묘사된 듯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정치경제적, 국제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이 인간이 인간을 벌레 취급하는 모습만 나열하는 것이 주인공들(사진작가들)의 의식수준의 반영은 아니었을까 상상해본다. 하기사 동키호테에게서 간디의 모습을 떠올릴 수는 없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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