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 Sicario (2015)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라는 제목에서 '도시'는 유효하지만 그 도시는 암살자의 도시는 아니다. 마약 카르텔이 지배하는 도시 후아레스는 이 영화의 중요 캐릭터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초반부 후아레스를 관통하면서 느끼는 전율은 이 영화가 단순히 영화적으로 과장된 긴장감이 아니라 실제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공포의 도시에 우리를 던져넣는 듯한 긴장감을 준다.

이야기가 진전되면서 에밀리 블런트가 맡은 FBI 요원은 법 집행에 대한 가치관의 혼란을 겪지만 나는 더 나아가 인간 실존에 대한 가치관의 붕괴를 겪는 듯이 느껴졌다. 에밀리 블런트가 깊게 숨을 들이내쉬며 "릴랙스"라고 할 때 내 머리 속은 내가 미국과 멕시코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의 숨을 쉬었던 것이다.

마지막 베니치오 델 토로의 시선으로 옮겨진 후로부터는 그러한 감정이 많이 희석되어 아쉽긴 하다. 하지만 베니치오 델 토로와 에밀리 블런트의 깊이있는 연기가 아니었으면 이 영화는 이만큼 숨죽이게 하지 못했으리라.

영화를 본 후 "'진짜'로 가득한 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에서 세계 마약 카르텔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니 더욱더 영화가 실감났다는 생각이 든다.

또 CIA가 마약 카르텔 보스를 잡기 위해 접근하는 방식이 문외한인 나로서는 좀 충격적이었지만, 미국 관객은 충분히 예상할 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액션이 넘치진 않았지만, 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긴장감을 놓지 않으면서 심장을 쫄깃하게 해주는 영화. 그건 아마도 배우들의 호연과 더불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다루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의 흥행으로 베니치오 델 토로를 주연으로 하는 프리퀄 제작 얘기가 나오고 있나보다.)

2015.12.13 CGV
Lb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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