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 세월이 주는 감동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 Star Wars: The Force Awakens (2015)


감상적 총평: SF 영화에서 수십 년을 뛰어넘는 추억에 잠기다. 땡큐 루카스! 땡큐 쌍제이!

포옹하는 레아와 한 솔로

한 솔로, 레아 공주, 루크 스카이워커, 밀레니엄 팔콘, C-3PO, R2-D2, 그리고 다스베이더는 영화를 즐겨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을까?

나도 맨처음 스타워즈 에피소드 4를 접한 것은 TV를 통해서였다. 그 80년대 초의 첫 만남에서 작은 화면에서라도 데스스타의 중심부로 질주하는 엑스윙의 속도에 입이 벌어지고 눈이 휘둥그래졌었다.
멋진 광선검 대결로까지 매력이 넘치는 에피소드 5편은 이 시리즈에 빠질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물론 에피소드 6편이 개봉되자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스타워즈가 레아 공주의 환상적인 모습 외엔 적잖이 실망했지만.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가 개봉한 17일 며칠 전부터 기대감은 넘쳤고 일부러 먼저 본 사람들의 평이나 기사는 피했다. 해리슨 포드가 등장하는 예고편은 기대감을 증폭시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영화를 보고난 지금 그걸 몰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아래를 읽지 마세요.)

하지만 그외 레아, 루크, 밀레니엄 팔콘, 알투디투 등이 등장할 때마다 아!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밀레니엄 팔콘이 위용을 드러낼 땐 왠지 뿌듯한 감정이 일었고, 알투디투가 등장할 땐 기술적 실체감은 분명히 최신 기술의 도움을 받은 선명한 모습인데 정서적으로는 에피소드 4부터 함께 한 알투디투로 느껴지는 신기한 체험을 했다.

한 솔로가 레아 공주를 수십 년 만에 마주칠 땐 마치 내가 한 솔로가 된 것처럼 울컥하는 세월의 회한과 정한까지 느낄 정도였다.


새로운 등장인물, 레이와 핀, 포 모두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어서 스타워즈의 세대 교체로는 손색이 없었으나 (마치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맡은 헤이든 크리스텐슨까지 오마주한 것 마냥) 카일로 렌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는 다크사이드 포스가 느껴지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계속 가면을 쓰고 나왔으면 할 정도.)

전체적 줄거리와 샷이 에피소드 4에 대한 오마주에 너무 충실한 점은 좋기도 했지만 뭔가 좀더 새로운 서사의 시작을 기다리는 기대감에는 못미쳤다.

가장 실망스러운 부부은 가장 새롭다 할 수 있는 한 솔로의 운명에 대한 사건에서 나타났다. 우리 아이들이 아빠처럼 스타워즈를 좋아하기를 바라는 자연스러운 마음이 이 장면에서 멈춰버린 것이다.
사실 과거 시리즈의 "내가 니 애비지만 네 손목을 자르마"도, 아주 쉽게 수억의 생명이 있는 행성을 날려버리는 장면도, 너무 단순한 선악 구도도 문제였지만 납득시킬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에피소드 7 제작진은 새로운 스타워즈 서사를 더이상 아동용이 아니길 바란 것인가? 악인도 이유가 있는 게 당연한 현대 시점에서 단순히 카일로가 더욱더 다크사이드에 머무르기 위해 저지르는 짓이란 게 이런 거라면 난 단연코 싫다. 물론 한 솔로가 계속 나와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에도 아쉬움이 컸다.
(미국에서 전체 시리즈 중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와 함께 유이하게 PG-13 등급을 받았다. 나머지는 모두 PG 등급.)

혹시 한 솔로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지 모르지만 진정한 스타워즈의 주인공이었던 한 솔로를 떠나보낸 지금, 새로운 주인공 레이가 정말 멋진 주인공으로 성장해가길 기대한다.
2015.12.17. 21:40~24:05 CGV 왕십리 IMAX 3D



덧붙여. 20일에 아이들과 두번째 감상했는데 레이는 아마도 루크의 딸인 것만 같다.
레이가 루크의 라이트세이버를 잡았을 때 떠오른 환영들을 볼 때나 카일로가 레이의 정신을 해킹할 때 찾아내는 바다나 섬 같은 이미지를 보았을 때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나무위키에서 수집한 레이의 뿌리에 대한 가설은 여기에서 확인.
2015.12.20재 CGV 왕십리 2D (아이들과 함께 재관람)

Lb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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