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생존본능 또는 애정을 가질수 있을까? - 트랜센던스 (Transcendence, 2014)
조니 뎁과 레베카 홀이 주연한 트랜센던스를 봤습니다. 영화는 레베카 홀의 표정(감정) 연기가 영화 전개를 주도했다고 할 만큼 조니 뎁의 역할이 미미했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전반부 큰 클라이막스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 흐름이 요즘 헐리우드 영화와는 사뭇 달라서 색다른(나름 괜찮은) 경험이었습니다.
후반부부터의 극전개는 급히 봉합한 듯한 느낌이 들어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공중부양하는 그 알갱이들은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한다고 하더라도 너무 황당했습니다.
아래는 트렌센던스를 보고 떠오르는 상념을 기록해 보았습니다. (스포일러가 많이 있습니다.)
트렌센던스, Transcendence는 "초월, 탁월, (신의) 초월성"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한다. 영화에 맞는 뜻은 신의 초월성 정도 되겠다.
1. 감정
과학자 윌(조니 뎁)에 의하면, 윌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지능(AI) 핀(PINN)은 인류가 그동안 이룩한 모든 지식의 총합보다도 더 우월한 지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감정은? 인간이 이룩한 많은 문명, 문화의 기저에는 분명 이기적이든, 충동적이든 감정이 추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바로 그 감정은?
영화에 의하면 핀은 감정 표현도 가능하다. 게다가 윌이 업로드된 인공지능, 트렌센던스는 마치 인간처럼, 정확하게는 윌의 모습과 정확하게 일치한 행동을 한다. 트렌센던스는 윌이라는 한 인간이 컴퓨터와 인터넷에 스며든 외형만 다를 뿐이지 감정은 오로지 윌인 것이다. 다만, 그 지능만은 핀의 지능을 그대로 전수(?)받을 수 있었다.
2. 생존 본능
현실 세계에서는 시니컬하고 연구에만 몰두하는 윌이었지만, 핀에게로 업로드된 후 즉시 생존본능에 매달린다. 증권시장을 해킹하여 투자한 회사가 급격히 고수익을 내도록 하고, 위치 추적을 따돌릴 수 있도록 미국 전체의 CCTV를 해킹한다. 그리하여 에블린(레베카 홀)과 함께 아무도 찾지 않는 외딴 곳에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마련한다.
이 모든 행동의 근저에는 생존본능과 자기 성격에 부합하는 삶을 살겠다는 본능이 깔려있다고 보여진다. 여기서 나는 과연 생존본능은 인공지능으로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지능의 제1 행동원칙으로 자기존재의 유지가 가능할까? 물론 영화에서는 인간인 윌이 업로드되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3. 사랑 또는 이타심
이제 트랜센던스를 보고 떠오른 모든 의문을 정리하면, 과연 인공지능의 몸을 가지고 인간의 감정이나 생존 본능을 가진 존재가 가능할까?이다. 몸이 정신 발달의 기본 토대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마도 몹시 어려운 일일 것 같다.
그런데 만약에 기계의 몸에 스며든 인간 정신이라는 존재가 가능하고 이 사람(또는 이것)이 감정과 생존본능을 갖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면, 인간이 기계와 다른 고유한 정체성은 무엇일까?
영화는 에블린에 대한 사랑으로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있다. 물론 인공지능의 몸에 스며든 윌의 마음으로.
근데 나는 문득 인공지능에게 '특정한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라는 '마음'만은 스며드는 게 불가능하다는 증거를 찾고 싶다.
2014.05.16. 21:10 CGV
IMDb: https://www.imdb.com/title/tt2209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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