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X-Men: Days of Future Past, 2014)


많은 사람들이 이번 엑스맨 시리즈에 대해 호평을 하고 있고 나도 큰 아쉬움은 없지만..

1. 총평
이번 영화에서는 애초에 원작이 가지고 있는 매그니토와 프로페서 X가 가지고 있는 사상의 대결 - '우월한 뮤턴트들이 억압을 딛고 세상을 지배해야 한다'라는 주장과 '뮤턴트들이 인류와 차별없이 어울리며 살 수 있다'라는 주장 간의 치밀한 대결은 없었다(라고 생각한다).

남는 것은 액션 또는 스펙터클인데, 엑스맨 시리즈는 액션을 표현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 것 같고(당연히 격투 이런 것은 꿈도 못꾸고), 스펙터클한 장면이란 것도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기분을 덮지 못했던 것 같다. 게다가 어디선가 본 듯한 것 같다는 게 엑스맨 시리즈의 전작들이니.

이와 관련해 그 뒤에 본 [고질라 (Godzilla, 2014)]의 매력을 비교할 만한 것 같다. 고질라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장면인데도, 묘하게 그 거대한 크기가 정말 느껴지게 만들어졌다고 본다.

(이하 스포일러가 될만한 내용입니다)

2. 일단 액션
초반부 액션은 괜찮았던 것 같다. 센티넬의 위력은 넘치다 못해 공포스럽기까지 하였다.
음, 자유자재로 공간을 넘나들게 하는 포털을 만드는 블링크와 시간개념이 다른 사람들과 남다른 퀵 실버를 보는 즐거움도 괜찮았다.
하지만 매그니토가 그 거대한 운동장을 들어올릴 때는 사실 어디선가 본 듯한 기분에 약간 시시했다. 규모가 거대하다고 해서 느낌도 비례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3. 스토리
원작을 잘 모르는 사람의 입장으로 그냥 떠오르는 생각을 말하자면...

왜 과거로 돌아간 울버린이 갇혀있는 매그니토를 빼내야만 했는지는 의문이다. 최종 타겟은 레이븐이므로 프로페서 X(찰스 자비에)의 도움으로 직접 레이븐을 찾아나서면 될 일인데. 또 진실은 매그니토를 탈출시키지 않았다면 센티넬이 탄생할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 이렇게 레이븐을 찾기 위해 매그니토를 구출하라고 시킨 사람은 미래의 프로페서 X이다. 그는 사실 과거로 간 울버린이 과거의 어떤 사건을 바꾸더라도 미래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
오히려 그는 과거로 간 울버린이 매그니토를 빼냄으로써 센티넬의 탄생을 비롯한 미래의 모든 결과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영화의 마지막과 달리 원작의 결말은 미래가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울버린이 과거로 가서 매그니토를 꺼내는 바람에 결국 스트라이커에게 붙잡혀서 크나큰 고통을 당하게 되는 아이러니에 대해 프로페서 X는 울버린에게 미리 말해주지 않았다.
영화의 마지막, 프로페서 X가 울버린에게 하는 대사 "정말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라는 게 무슨 뜻일까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4. 여담(캐릭터)
여담으로 이번 엑스맨 시리즈에서 울버린은 전혀 울버린 같이 않게 진지했고, 프로페서 X는 너무 심하게 망가진 모습으로 실망감을 안겨주었고,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빈더)는 도대체 뭐가 불만인지 아무리 해도 이해가 안되었다.

그나마 레이븐(제니퍼 로렌스)은 멋진 발놀림으로 실망을 주지는 않았고(다만 분장팀이 안티인 듯 몇 장면은 뭔가 뒤집어 쓴 것 같았다), 판빙빙과 엘렌 페이지는 역할도 작았는데 눈에 꽤 띄었다.

[웜 바디스]의 그 멋진 니콜라스 홀트는 등장하는 비중이 큰만큼 비례해서 배우가 불쌍해 보였다. 결국 이 영화의 진정한 주연은 센티넬?

2014.05.22 CGV

IMDb: https://www.imdb.com/title/tt1877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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