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시그널 (The Signal, 2014)

아래 글엔 스포일러가 많이 나옵니다. 영화를 이미 보신 분만 읽으시길 권합니다.
1. "더 시그널"은 소품 수준의 영화다. 호러 장르인 줄 생각했었는데 전체적으로는 SF 스릴러 분위기다.
주인공이 절박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보다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를 궁금해하는 게 주된 감상 포인트인 영화다.
근데 이게 먹힌 관객이라면 꽤 즐길만 하겠지만 구성이 엉성하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관객이라면 큰 즐거움을 못느꼈을 것 같다. 나도 후자 쪽에 해당되는데 대신에 나는 이 낯선 세계관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관심이 갔다.
2. 왜 시그널(신호)일까? 영화에선 신호가 차지하는 역할은 극히 미미하다. 또 초반에 나오는 컴퓨터 해킹과도 하등 상관이 없다. 이 영화의 제목은 마치 해킹이나 인터넷과 관련이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사실 제목이 어디에선가 갇혀 나가지 못하는 공포와 좌절을 의미하는 제목이라면 더 솔직했을 것 같다.
3.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사랑에 관한 갈등을 그린 전반부와 SF 스릴러를 그린 후반부 2개의 영화를 이어 붙인 듯하다.
4. 나는 대사 중 "휴먼 테크놀로지"가 나올 때, 아니 맨 처음 감염된 것 같다 하면서 검사할 때부터 대충 눈치를 챘다. 방법이 너무 우리 생뚱맞아서 말이다. 발가락이 몇 개냐니.. ㅋㅋ 근데 웃음이 안나왔다. 웃어야 하는 장면이었나?
5. 두 남자 주인공이 주고받는 대화 중 "초기 안드로이드는 전기 똥을 싸는가"라는 농담과 외계인에게 감염된 후 조사관의 질문 장면은 "블레이드 러너" (1982)를 생각나게 한다.
6. 마지막 장면은 "다크 시티(1998)"와, 전체적인 구성의 얼개는 "캐빈 인 더 우즈(2012)"를 닮았다. 그런데 다크 시티의 장엄함에는 발치에도 못 미쳤고, 캐빈 인 더 우즈의 절박함이나 기상천외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7. 이 영화에는 외계인이 등장한다. 그런데 고도의 기술을 가진 존재치고는 완전 허당이다. 주인공이 탈출할 때 그들이 매 초 단위로 움직이는 것을 기억했다가 타이밍에 맞춰 움직이는데, 눈 앞에 두고도 못보는 어떤 장면은 정말 헛웃음이 나온다.
게다가 맨날 인간들의 총과 헬기만 나오는 걸 보면 어떻게 지구에 왔을까 궁금할 지경이다. 결국 맨 마지막 장면이 상영시간 내내 보여주었던 기술과는 너무나 달라서 황당한 기분이었다.
단 하나의 물건이 든 빨간 가방은 외계인과는 어울리지도 않고 무슨 패션쇼 같은 느낌이었다. ㅋㅋ
8. 중간중간 삽입되는 회상 씬은 의미를 담아 표현했다면 좋았을텐데 왜 이런 회상 신을 보여주는지 의도를 모르겠다.
- 관련 Google+ 포스트 : http://goo.gl/beud44
- 2014. 7. 18.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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