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얼굴로는 울 수 없어 | Can’t Cry with Your Face (2025)
15세에 서로의 몸이 바뀐 두 남녀 친구가 15년 간 몸이 바뀐 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흔한 바디 체인지(영어로는 Body Swap) 영화입니다. 이런 소재의 영화로는 가장 먼저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정소민이 나왔던 <아빠는 딸>도 꽤 재밌게 본 코미디였어요. 이렇듯 바디 체인지 무비는 엉뚱한 코미디가 기본 테마로 장착되어 있죠.
기본 클리셰가 존재하고 그로 인한 코미디를 예상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익숙한 클리셰를 극복하고 새로운 면을 보여줄까요? 나는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뒤바뀐 후 발생하는 소동들을 전부 생략합니다. 즉 낯선 자기 몸에 대한 탐색 (<너의 이름은.>에서 잘 묘사되었죠), 갑자기 바뀐 행동들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반응 등등이 깊게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예상할 수 있는 모든 문제들과 에피소드들이 나옵니다. 이 점이 이 영화의 묘미입니다.
15세의 어린 나이에서부터 아주 현실적으로 겪는 실생활이 그려지고 15년 간 남의 몸(게다가 다른 성별)으로 살아가는 사카히라, 미즈무라의 예상되는 삶이 펼쳐집니다. 그 와중에 눈물도 나오고 웃음도 나옵니다. (특히 가족 간의 관계 문제가 참 안타까웠어요.)
결론적으로 나는 재밌었습니다. (대신 진한 감동은 없어요.) 진지하면서도 예쁜 소품 같은 영화로 추천합니다.
두 배우, 특히 여자 몸을 하게 된 요시네 쿄코의 연기를 보는 맛에 즐거웠습니다.
+ 여담으로, 서로가 서로에 대해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고 애정이 깊어지는 스토리였다면 모두 다 쉽게 풀렸을텐데요. 물론 그러면 영화로 만들 거리도 없었겠지만요.
+ 초반부 쟤는 몸 속에 남자애가 있는 거야, 쟤는 사실 여자애야라고 짐작하느라 약간 쩔쩔 맸어요. (불필요하게 말이죠.)
P.S. 근데, 사실 이 영화는 하나의 생각 거리를 던져주는데.. 나는 몸과 분리된 '자아'라는 게 실재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추론해서 만약 죽음으로 인해 육체를 떠난 영혼을 가정한다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개성이라곤 전혀 없는 그저 무색무취한 관념만 남을 겁니다.)
즉 한 인격체의 개성이라는 건 의식이 그가 거주하는 육체와 함께 융합되어 발현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각 주인공들은 실제로도 몸이 바뀐 뒤 몇 년이 지난 후에는 또다른 실체적인 자아를 갖고 살아갑니다.
오로지 분열은 기억에 따르는 관념에만 머물러 있게 됩니다.
2026.09.14. 20:30 (티켓 나눔 받음)
Lbxd / 익무 / 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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