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만 있지 깊이는 없는 – 실낙원 | Paradise Lost (2026)


나는 아들 '선우'의 실종 이후 고통을 달래려 도입한 'AI 선우'와 9년 만에 돌아온 '이미 다 커버린 인간 선우'를 두고 모정에 관계된 갈등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간 선우의 입을 통해 그 설정을 몇 번이고 강조해 보지만,) 결국 영화는 '엄마' 김현주의 입을 통해 이게 말도 안되는 설정임을 스스로 고백하고 만다.

나는 또 죽은 줄 알았던 인간 선우가 9년 만에 살아돌아와 보이는 이상한 행동에 대한 서사 구축이나 미스터리를 푸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영화는 인간 선우가 등장하자마자 그런 건 하나도 필요 없는 듯 바로 그의 악마성을 보여주는 쪽으로 나아간다. 말미에 몇 마디 대사로 사연을 설명하지만 완전히 역부족이다.

결국 이 영화는 미스터리를 제대로 쌓지도 풀지도 않고, 비교할 수 없는 것을 비교한다고 질렀다가 꼬리를 내리고 마는, 그저 그렇게 허접한 결말로 치닫는 범죄물일 뿐이다.
(이건 사라졌다 돌아온 범죄자 아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라는 줄거리에 'AI로 구현된 어린 아들이 있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푸딩 체리처럼 얹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 김현주 배우는 연기에 최선을 다했겠으나, 그의 표정과 행동들은 공감하기 어려웠다.

+ AI 캐릭터가 가상 세계에서 실제 살아간다는 설정은 테드 창의 단편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묘사가 한심하다. (인간과 똑같다.)

2026.10.21 메가박스
Lbxd / 익무 / 무코 / 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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